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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과 지구환경
생물적응
식물 플랑크톤
해양생물자원

생물적응

남지구의 양극에 위치하고 있는 바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 올려지는 것이 바로 북극해와 남빙양일 것이다. 두 해역의 대부분은 일년 내내 얼음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바다로 알려져 있다. 이 두 해역은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북극해는 러시아,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등과 같은 주변 대륙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반면, 남빙양은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과 같은 큰 대양들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거대한 남극대륙 주변을 고리처럼 감싸고 흐른다. 남빙양의 자연경계는 북쪽으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연안까지 뻗어있으며, 크게 남극수렴선 이남의 남극권과 수렴선 이북의 아남극권으로 나뉘어진다. 남극수렴선이란 온도와 염분 등 물리적 성질이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바닷물 덩어리들이 서로 만나는 자연적 경계로서, 해빙(海氷, sea ice)이 계절에 따라 얼고 녹기를 되풀이함에 따라 시간적, 공간적으로 변화하며, 대략 남위 50°에서 60°사이를 불규칙하게 오르내린다. 수렴선 이남의 바닷물의 연중 수온은 -1.8∼4℃로 수렴선 이북의 남빙양 바닷물 (4-10℃)보다 훨씬 차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의 남극해는 남극수렴선 이남의 남빙양을 일컫는다. 남극해에는 크게 웨델 해(Weddell Sea)와 로스 해(Ross Sea)와 같은 2개의 큰 해역과 수많은 연해(marginal sea)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이와 같은 극한의 조건 이외에도 일사량의 극심한 계절 변화, 다른 해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식물 영양소인 영양염(nutrient)의 농도, 계절에 따른 해빙의 형성과 융해에 따른 수괴의 안정성 변화 등으로 남극해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한 극한의 생물서식 환경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남극해의 특성과 역할


남극해는 북반구에서 생성된 심층수가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대기와 해양사이의 열 교환과 해빙의 형성에 의해 남극해의 표층수가 가라앉아 저층수(bottom water)가 형성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저층수는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남극해는 전 세계 해양의 해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만 아니라 이를 통해 다른 대양 해수의 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 특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남극해는 다른 대양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한 예로서 연간 60조 몰(mole)의 규산염(silicate)이 대서양으로부터 남극해로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남미대륙의 아마존 강으로부터 해양으로 유입되는 양의 100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기도 하다. 이러한 남극해의 영양염 농도는 일반적으로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에 필요한 요구량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식물플랑크톤 성장이 왕성할 것이라고 믿어져 왔다. 그러나 식물성장에 필요한 영양염의 농도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남극해 식물플랑크톤의 생물량을 나타내는 엽록소(Chlorophyll a) 농도는 매우 낮으며, 이에 대한 원인도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남극해를 통상적으로 HNLC(High Nutrients, Low Chlorophyll a)지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편 면적이 2천만 km2가 넘는 차가운 표층수(수온의 연 변화 범위 : -1.8∼4℃)의 지리적 분포 때문에 남극해는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용존시켜 이산화탄소 평형을 조절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극해의 주요 수괴


남극해에는 다양한 수괴가 존재하는데 크게 남극 표층수(Antarctic Surface Water)와 심해에 존재하는 남극 저층수(Antarctic Bottom Water), 그리고 바닷물중에서 가장 온도가 높은 남극 고온수(Antarctic Circumpolar Warm Water)로 구분된다.


남극 표층수의 두께는 70∼200m 정도로, 수온(-1.8∼4℃)과 염분(0∼34.5ppt) 모두 다른 남극 수괴에 비해 낮고 변화폭도 크다. 남극 표층수는 남극 발산대(Antarctic Divergence)로부터 기인되는데 남극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에 의해 밀려난 표층 해수가 차지하던 자리를 메꾸기 위해 깊은 곳에 있던 바닷물이 표층으로 올라와 해수 표면을 가로질러 퍼져나가 남극 표층수의 주된 특성을 결정하게 된다. 이와 같이 깊은 곳에 있던 바닷물이 수직 상승하여 표층으로 올라오는 현상을 용승(upwelling) 이라고 한다. 북쪽 방향으로 뻗어나간 용승수는 여름철에 남극 수렴대쪽에서 최대 약 4℃의 높은 수온을 보이며 아남극(sub-Antarctic) 표층수의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반면 남쪽 방향으로 뻗어나간 용승수는 남극 대륙쪽으로 이동하여 대륙주변을 휘감고 돌게 된다. 한편 용승된 해수는 북대서양 기원의 심층수로서 여기에는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염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남극표층수는 결과적으로 전 세계 해양의 표층수 중 가장 영양염 농도??에서는 용승에 의해 저층으로부터 다량의 영양염이 공급되는 한편, 대기와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 교환도 일어나게 된다.


남극 표층수는 계절에 따라 일사량이 변화함에 따라 해빙의 형성과 융해가 반복되고 결과적으로 수온과 염분이 극심한 변화를 보인다. 즉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수온이 빙점에 가깝게 내려감에 따라 해빙이 형성되기 시작하는데, 이에 따라 해수에서 물과 소금이 분리되어 물은 해빙 형성에 사용되고 소금기(salt, 염이라고도 함)는 주변 해수로 방출되어 혼합됨으로써 남아 있는 해수는 온도가 낮고 염분은 높은, 즉 밀도가 매우 높은 독특한 수괴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 밀도가 높은 수괴는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남극 저층수로서 남극해 전체 바닷물의 약 28%를 차지한다. 남극 저층수의 대부분은 남극의 웨델 해와 로스 해의 대륙붕지역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층수는 이들 해역의 대륙붕을 가로질러 서서히 나아가다 대륙사면에서 가라앉으면서 해저면을 따라 최종적으로 북반구까지 뻗치게 된다.


남극 고온수는 남극 저층수와 표층수 사이에 존재하는 수괴로서 수층의 평균 두께는 2,000m, 체적은 8천백만 km3로서 남극해 전체 바닷물의 약 60%를 차지한다. 남극 극전선(Antarctic Polar Front)의 남쪽에서는 Warm Deep Water(WDW)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수온은 1∼3℃, 염분은 34.5∼34.7ppt의 범위를 보인다. 이 남극 중층수의 생성 기작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남극 수렴대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종류의 바닷물이 혼합되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앞에서 언급한 수괴 이외에도 남극해에서 차가운 남극 표층수와 비교적 따뜻한 아남극 표층수 사이에 경계를 이루고 있는 독특한 수괴가 존재? 남극 극전선(Antarctic Polar Front)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극전선은 고리 형태로 남북 방향으로 150km나 뻗어 있으며 남극해에서 영양염 분포의 경계를 이루는 주된 지역이기도 하다. 즉, 전선의 북쪽 해역에서는 질산염과 인산염이 감소하며 남극 해역으로 가면서 규산염의 농도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남극 해역에서는 영양염이 충분하기 때문에 식물플랑크톤의 성장과 생산력에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해역을 관찰한 인공위성 사진에 의하면 고밀도의 식물플랑크톤이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져 근래에 들어 대규모 식물플랑크톤의 번성에 따른 대기 이산화탄소의 생물학적 제거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늘었다 줄었다 하는 남극해의 빙산


남극해를 다른 대양들과 구분하고 또한 남극해의 환경 특성을 결정짓게 하는 가장 주된 요인 중의 하나가 빙붕(ice shelf)이나 편평한 모양의 거대 빙산(iceberg)과 같은 바다에 떠 있는 얼음 즉, 해빙의 존재일 것이다.

해빙의 분포와 계절 변화는 선박, 극초단파 방사(microwave radiation), 인공위성 등을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관찰되어 왔다. 그 결과, 평균 얼음 분포와 해빙 지역의 성장이나 붕괴 등에 대해 수많은 새로운 정보가 얻어졌다. 인공위성 자료에 의하면 해빙의 성장과 붕괴는 수년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본 결과 성장과 붕괴가 단순히 남북 방향으로 진행되거나 후퇴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웨델 해에서 해빙의 성장과 붕괴는 대기와 해양 순환에 의한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극해를 덮고 있는 해빙은 남극의 겨울철에 빠르게 성장하며 반대로 여름철에는 빠르게 붕괴하는데, 해역을 덮고 있는 해빙 면적의 변화는 2∼3월이 가장 작고 8∼10월 사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며 이들 두 시기에는 해빙의 75∼80%가 녹거나 얼어붙는다. 이는 해빙면적이 연중 20∼25%로 거의 변화가 없는 북극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북극해에서는 해빙의 대부분이 여러 계절에 걸쳐 남아 있게 되며 두께 또한 2∼4m로 매우 두꺼운 반면 남극해의 해빙은 심한 계절 변화를 보이며 그 두께도 1∼2m 안팎이기 때문이다.


한편 해빙이 형성되는 과정 중에 해수로부터 결정화된 얼음 내부에는 소금 주머니의 형태로 약간의 소금이 갇히기는 하나 대체로 순수하기 때문에 해빙의 염분은 일반적으로 매우 낮다. 실제로 해빙 속의 염분은 해빙이 어는 속도와 연령에 의해 좌우되는데 어는 속도가 빠르면 더 많은 소금이 갇히게 된다. 따라서 천천히 오랫동안 형성된 해빙일수록 더 많은 소금이 해빙으로부터 분리 방출되고 순수한 물만 남아있게 된다. 한편 해빙이 형성되고 표층에 남은 해수는 저층 해수에 비해 매우 차고 염도가 높아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며 결국 수괴가 물리적으로 불안정하게 되어 밀도 차이에 의한 수괴의 수직 혼합을 일으키기도 한다. 매우 빠른 속도로 형성되는 해빙은 대륙붕 전체에 수괴의 역전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대로 해빙이 녹게 되면 표층수의 염분은 감소하게 되고 표층 수괴의 밀도가 낮아져서 물리적으로 안정된 수층을 형성하게 된다. 봄철이 시작되면서 일사량의 증가로 해빙이 녹으면서 해빙주변해역(Marginal Ice Zone: MIZ)에 형성되는 저밀도의 안정된 수괴는 식물플랑크톤의 대량 증식을 일으키는 중요한 기작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해빙 주변에서 일어나는 식물플랑크톤의 대량 증식은 계절적으로 MIZ가 후퇴 또는 확장함에 따라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역적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여 준다.


한편 육지 부근 수심이 낮은 해저에는 빙하가 자주 좌초하여 바닥에 살고 있는 해양생물들에게 물리적 충격을 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빈번한 물리적인 충격으로 남극 대륙 주변 조간대와 아주 얕은 수심에는 생물상이 매우 빈약하다. 그러나 수심 20∼30m 이상의 해저에는 전세계 다른 해양에 견줄만큼 매우 다양한, 그리고 풍부한 생물상을 보이고 있다.


극한의 환경과 해양생물의 적응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남극해는 빙붕, 빙산과 같은 해빙의 존재로 인해 열대나 온대 해역과는 달리 극한의 환경조건을 가지게 된다. 수온은 저온이긴 하지만 연중 변화가 거의 없는 안정된 상태로, 아남극해역에 가까운 세종기지 근해에서도 연중 변화폭이 4℃ 미만이다. 심해나 고위도로 갈수록 수온의 연중변화는 점점 더 작아진다. 기온 변화가 매우 극심한(0℃ 이상∼-50℃ 이하) 육상환경에 비하면 그 변화는 매우 미미하다.


남극해는 약 2백5십만년 전 현재 수온으로 냉각된 후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극한조건이지만 안정된, 그리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진화해 온 해양생물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적응기작을 발달시켜 왔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어류, 해양무척추동물들의 산란과 성장은 수온에 의해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남극 바다는 혹독하게 춥다. 따라서 생물의 성장발달이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이것이 온대나 열대 해역의 해양생태계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과학자들의 혹한지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에 대한 지배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나 남극해양생물들의 성장발달이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현상은 사실일지 모르나, 그 원인이 낮은 수온때문인지에 대해서는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저온이 남극생물의 여러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주었을 것은 확실하나, 우리가 관찰하는 여러 생물의 특성과 현상들이 저온상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몇 몇 해양무척추동물의 경우 먹이가 풍부한 여름철에는 수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이 일어난다는 과학적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남극대륙주변부 얕은 수심에 널리 분포하는 남극큰띠조개는 극한지 적응기작 연구의 주요 대상종의 하나이다.

세종기지 근해를 비롯하여 남극대륙주변부 수심 20~30m 해저에 널리 서식하는 남극의 대표적 해양무척추동물인 큰띠조개(Laternula elliptica)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저온 그 자체가 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은 아니며, 먹이만 충분히 주어지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생리적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의 조개껍질 성장륜(growth ring)의 동위원소 분석 결과에 의하면 먹이가 풍부한 여름철에는 성장이 비교적 빨리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조개는 여름철 활발하게 먹이를 섭취하는 반면, 호흡률은 온대해역의 다른 조개들에 비해 3~10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산소소모량으로 간접 추정되는 대사율은 기본적인 생명현상 유지와 활동 등에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 즉 유지관리비를 말한다. 따라서 대사율이 낮다는 것은 같은 양의 먹이를 섭취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성장이나 생식활동에 사용할 수 있음을 말한다고 할 수 있겠다. 즉 저온에서 오히려 에너지효율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겠다. 저온배양으로 대사율을 낮추어 성장효율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홍합 등에서 이미 보고되고 있다.


해빙주변이나 외양의 표층에서 대량 증식을 하는 식물플랑크톤의 경우에도 식물플랑크톤이 이렇게 낮은 수온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광합성 중 탄소 고정에 수반되는 효소반응 같은 신진대사는 낮은 수온에서는 느려지게 되며 영양염의 효율적인 이용 또한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남극해의 식?구하고, 광합성률이 수온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극 식물플랑크톤이 일차생산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수온이 저위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차생산력에 대한 낮은 수온의 억제 효과를 극복하는 기작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최대 광합성 능력이나 광 이용률은 중위도 지역의 식물플랑크톤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겨울철에 남극해 식물플랑크톤의 호흡률은 매우 낮은데 이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식물플랑크톤이 신진대사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여 생산을 최대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종합적으로 남극해에서 낮은 수온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에 제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할지라도 이 해역의 매우 높은 식물플랑크톤의 생체량을 생각해 보면 낮은 수온이 성장에 지배적인 제한 요소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저온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이 일어날 수 있는 정확한 기작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이나 지방같은 주요 성장물질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특성에 대한 연구 등 기타 생화학적,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의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남극해양생물의 저온 적응기작에 대한 연구는 일부 어종에 국한되어 집중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남극대구라 불리우는 Nothothenoids과에 속하는 남극어류에 대해서는 미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수 십년 간 개체생태에서 분자생물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저온적응과 관련된 대표적 연구성과는 미국 드브리(Arthur L. DeVries)박사팀에 의해 70년대 초 남극대구류에서 체액의 결빙을 방지하는 부동물질(antifreeze)인 당단백질(glycopeptide)을 추출하고 그 구조를 밝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미 이들 어류에서 추출해낸 수 종의 부동물질이 상품으로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이들 남극 어류에서는 저온에서도 활성도가 높은 지방대사에 관련된 효소도 발견되었다. 내한 적응과 관련된 세포막의 특이성에 대해서는 육상생물에서는 많은 연구가 되어 있으나, 남극해양생물에 대해서는 최근 남극가리비의 세포막 지방산 조성에 있어서 특이성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뿐이다. 한편 남극해양생물종의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남극어류에서 발견??질 유전자와 크릴의 16SrDNA 유전자연구에 불과하며, 그 외 생물종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암흑의 겨울, 백야의 여름


남극에서 태양광의 일주기(日週期)는 남위 60。지역의 경우, 한겨울에 약 6시간, 한여름에는 약 19시간에 이른다. 남위 66。를 넘어서게 되면 극야(polar night)를 겪게 되는데 그 기간은 위도에 따라 증가하여 남위 70。 에서는 60일, 남위 75。에서는 100일에 달한다. 광합성에 필요한 빛의 양, 존속기간, 그리고 스펙트럼은 특히 식물플랑크톤과 같은 해양식물의 성장과 분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남극해의 해양식물은 연중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일주기를 겪게되는 온대나 열대지방의 해양식물과는 매우 다른 광조건에서 서식할 수 밖에 없다.


한편 해양으로 입사되는 광의 양은 대기중의 탁도, 두께 등과 같은 대기의 조건에 의해 조절되는데 특히 남극해 표층수로 유입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주된 요인은 바로 태양의 고도이다. 남극에서 태양의 고도는 연중 대부분이 온대 및 열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태양광의 낮은 입사각은 해수표면으로부터 빛의 반사를 증가시키게 된다. 따라서 해수 내로 유입되는 광의 양은 감소하게 되고 또한 수심별 광의 스펙트럼 구성에 영향을 미쳐 최종적으로 식물플랑크톤과 해조류의 광합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한편 남극해의 환경 중 또 다른 특이한 사항으로서 폭풍이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수 표면이 교란되며 이때 해수 내로 유입되는 입사광은 해수 표면 교란 중 생성된 공기 방울들로 인해 상당량 감소하게 된다.


남극의 겨울철에는 남극해의 약 56%(20.0× 106 km2)가 얼음으로 덮이게 된다. 이들 얼음의 대부분은 부서지고 북쪽 방향으로 떠다니다 여름철에는 녹게 되나, 일부(대략 3.5 × 106 km2)는 상자 모양의 얼음으로 남극해의 웨델해와 로스 해에 남아있게 된다. 이들 얼음 또한 눈과 함께 해양으로 유입되는 광의 양과 스펙트럼을 변화시키게 되고 결국 해양생태계 기초생산자인 식물플랑크톤의 성장률이나 분포양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행히도 남극해에 서식하고 있는 대부분의 식물플랑크톤은 세포내의 광합성 기구들을 적절히 변화시켜 극심한 광 변화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남극 식물플랑크톤은 낮은 광 조건에 적응되어 있다는 것이 일반화된 연구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