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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드군도 니알슨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북극 이야기!

[2018 21C 다산주니어] 북극현장활동일지 3일차[08.05]

  • 조회수 : 1313
  • 작성자 : 홍보팀
  • 작성일 : 2018.08.06




전상민


다산기지에서의 3일차는 나로 하여금 극지의 숨은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시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상쾌한 북극 공기를 마시며 아침 식사를 하였다.

역시나 다름없는 집밥이었지만, 단원들과 함께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기쁨에 더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차를 타고 식물 화석 채집에 나섰다. 전날 동물 화석 채집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익숙하여 걱정보다는 의욕이 앞섰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강사님께서 총들 들고 곰 출현지역이라고 경고를 해주셨다. 곰이 출현한다는 말에 무섭기보다는 한번 꼭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 화석은 주변에 널려있었다. 정말 발굴 보다는 줍는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 정도로 화석이 바닥에 흩어져있었다. 처음 찾은 화석은 하나 안에 굉장히 많은 생태가 들어있었다. 활엽수부터 침엽수까지 다양한 종류의 화석을 찾을 수 있어서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화석 채집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육류 위주의 식사라 짠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짠 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아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마린랩으로 향해서 모리츠라는 이름의 마린랩 관리자 분의 해수 실험과 관련된 시설과 실험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극지방의 바다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지 또 이 물을 가지고 어떤 실험을 할지 궁금했었는데, 이러한 궁금증을 명확하게 풀어주셔서 통쾌하였다. 모리츠 씨는 기계기술자였는데, 우연히 기회를 얻어 북극에 와 일을 하시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셨다. 마린랩을 다녀온 뒤 약간의 간식을 챙겨 북극 빙하 탐사에 나섰다. 배를 타고 빙하로 가는 길은 여러 새들과 해표들이 다산주니어들을 반겨주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해표가 얼음 위에서 뒹굴거리는 모습이었는데, 마치 잠에 취한 아저씨 같았다. 눈이 풀려 해롱거리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것 같다.


보트를 타고 빙하에 도착해서 탕하는 총소리가 종종 들렸는데, 이것은 빙하가 무너지기 전 들리는 소리라고 한다. 영상을 켜고 기다리니 곧바로 빙하가 엄청난 소리를 내며 무너졌는데, 그 모습을 보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쏟아져내리는 기분이었다. 선장님의 빙하 설명을 들었는데, 빙하가 점점 앞으로 다가오면서 무너지는 것이라고 하셨다. 또 빙하가 녹으면서 흘러나온 조각에 갇혀있는 생물이나 공기방울 등을 통해 당시의 기후나 식생 등을 역추적해 알아낼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빙하를 관찰한 뒤 선장님은 크레인을 통해 바다 밑바닥에 있는 진흙은 들어올리셨고 김상희 박사님께서 안에 있는 생물을 채집하여 관찰하셨다. 너무 탁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현미경으로 보면 다양한 생물들이 들어있다고 말씀해주셨다.

 

빙하 관찰을 마친 뒤 돌아와 숙소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빙벽 탐사에 나섰다. 빙벽 탐사를 하면서 큰 돌산을 두개 넘어야 했는데, 간식을 먹고 오지 않았더라면 다리가 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고된 돌산을 넘어서 본 곳에서는 엄청난 크기의 빙벽이 있었는데, 마치 신화에서 보는 것처럼 꼭대기에 안개가 서려 있었다. 꼭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오기가 생겨 올라갔지만 시간이 없어서 꼭대기를 찍고 오진 못해서 아쉬웠다. 올라갈수록 빙하의 색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빙하가 오래 될수록 색이 푸른색으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빙하 속에 생긴 기포가 터지며 나는 소리를 들어봤고, 기포를 추출해 그 당시의 기후를 추측해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빙벽탐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다산 주니어를 상징하는 돌무덤을 쌓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오면서 네덜란드 조류 전문가 Maarten Loonen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새의 이동경로 및 날개의 특징 등 여러 지식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번 3일차 다산기지는 빙하 속에 숨겨져있는 특별한 지식들을 알 수 있는 육체적 성장뿐만 아니라 지적인 성장 또한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허주영


벌써 다산기지에서의 세 번째 날이 밝았다. 오늘의 첫 일정은 식물화석 관찰 및 채집! 어제처럼 많이 걷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금방 도착했다. 예쁜 화석을 찾기 힘들었던 어제와는 달리 발에 차이는 대부분의 돌들이 화석을 포함하고 있었고 더 잘 쪼개졌다. 한참동안 돌을 깨고, 씻어보기도 하고, 샘플백에 담으니 꽤나 묵직했다. 주변 경치는 넋을 놓을 만큼 멋있었다.

 

화석 채집을 끝내고는 브런치를 먹으러 갔는데, 맛있다는 말 말고는 다른 말이 없을 것 같다. 킹스베이에서 제공한 식사 중에 제일 맛있었다! 살이 엄청 쪄서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꼭 한국 가면 다이어트 해야지...

 

브런치를 먹고 나서는 제일 가보고 싶었던 마린랩을 방문했다. 이원영박사님께서 지난달 23일부터 그곳을 사용하고 계시다고 했다. 수많은 물탱크들과 저울, 원심분리기 등의 과학 장비들도 보고 유쾌하고 친절하신 랩 어시스턴트분 덕분에 즐겁게 투어를 할 수 있었다.

 

마린 랩에서 나오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렇다면 크루즈가 왔다는 소리인데, 크루즈가 오면 가장 좋은 점은 매점이 열린다는 것이다!! 처음엔 안 열리는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지갑을 가지고 나오니 열려 있어 빠른 속도로 사고싶었던 로터리 캔들과 우표를 사고 조금 기다려 보트를 탔다. 그저께 탔던 보트와는 다르게 선실도 예쁘게 되어있어서 처음 가는 동안은 선실에 앉아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얼음덩어리가 군데군데 보이기 시작했다. 배를 타고 나온 거리와 풍경의 멋짐은 비례했으며, 평소에 새를 무서워했던 나조차도 새 사진을 마구 찍게 할 정도로 새들은 멋지게 비행했다. 조금 더 나가니 빙벽이 크게 보였다. 푸른 얼음이 깎아지른 듯한 벽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니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우리가 가장 환호했던 것은, 빙벽까지 오가는 길에 두 번이나 본 해표였다! 무슨 종인지는 모르지만, 술에 취한 아저씨처럼 맹하게 누워있는 해표는 더 가까이 가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귀엽고 신기했다.

 

보트 체험이 끝나고는 다시 기지로 돌아와 간식 시간을 가졌다. 글을 쓰다 보니 우리가 하루에 다섯 끼 정도를 먹는다는 것이 보인다. 단장님과 강사님께서 라면 끓이는 것을 도와주셨고, 역시나 북극에서 먹는 라면은 엄청 꿀맛이었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 빙하 탐사! 강사님께서는 조금만 걸어가면 될 거라고 하셨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어제의 후유증으로 쑤시는 무릎을 부여잡고 한참 돌산을 걸어 올라가니 빙하가 나왔다. 단장님께서는 작년보다 빙하가 많이 녹았다고 하셨고 지구 온난화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북극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빙하를 오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조금 서늘하긴 했지만 몸을 움직이니 열이 나서 괜찮은 것 같았다. 올라가는 길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포즈로 사진도 찍고. 빙하 탐사가 끝나고 올라갔던 길을 내려와보니 내가 이 길을 어떻게 올라갔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내가 했지. 앞으로 힘든 일이 생길 때 이겨낼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기지로 돌아와 레이트 디너를 먹었다. 메뉴도 단촐하고 고기도 없었지만 빙하 탐사를 끝낸 뒤라 그런지 무척 맛있었다. 뭐든 고생하고 먹는 게 제일 맛있는 듯.

 

오늘은 무지 바쁜 하루를 보냈다. 벌써 기지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간다.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떠나야 한다. 함께했던 친구들과도 헤어져야겠지. 벌써부터 보고싶은 생각이 드는 건 기분 탓이라 하자. 내일 노르웨이와 중국 기지를 방문하는데, 서로 맡은 역할을 잘 준비해서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


▶ 박선우


다산기지 방문 3일차! 오늘은 아침식사를 하고 식물 화석을 보러 갔다. 다행히 어제와는 다르게 걸어서 가지 않고 차를 타고 화석이 있는 곳까지 갔다. 식물 화석이 있는 곳은 평평한 곳이라서 돌산을 타고 올라가지 않아도 되었다. , 어제 본 화석들과는 다르게 더 많이 볼 수 있었고, 더 쉽게 깨졌다. 그래서 더 신이 나서 열심히 찾아 다녔고, 20개 정도의 화석을 찾게 되었다.

 

간단하게 브런치를 먹고 마린 랩에 들렸다가 배를 타러 갔다. 마린 랩에는 독일에서 오신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은 원래 기계 정비사이시고 여름에만 마린 랩에서 일하시는 것이라고 하셨다. 부업으로 기지촌에 와서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기지촌 주위 풍경이 아름답고 공기가 너무 좋아도 계속 기지촌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마린 랩에 계신 분처럼 분업으로 기지촌에 와서 일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마린랩 투어를 마치고 배를 타러 갔다. 오늘 탄 배는 어제 탄 배보다 더 큰 배였다. 배를 타고 가다가 갑판 밖으로 나와서 주위를 감상하면서 갔다. 하늘, 바다, 산이 모두 정말 아름다웠는데, 구름에 반 정도 가려지거나 중간에 구름으로 가려진 산들이 멋있었다. 신선이 나타날 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주위를 감상하면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는데, 돌아와서 보니 배에서만 2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

 

빙벽은 생각보다 작았다. 선장님께서 빙벽이 해가 지날수록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 작아지는 속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는 것 같다고 하셨다. 원래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은 계속 들어와서 알고 있었는데, 직접 빙벽을 보니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실감을 하게 되었다. 빙벽 앞에서 잠시 멈춰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 빙벽이 무너지는 것도 보게 되었다. 우리가 잠시 서있는 동안에 빙벽이 무너지는 것을 2번이나 보게 되었는데, 이 속도라면 정말 빠른 기간 내에 빙벽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빙벽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다양한 동물들을 보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해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돌아다니면서 본 동물들은 근처에 가면 바로 도망을 쳐서 가까이에서 보기 힘들었었는데 해표는 가만히 떠다니고 있었다. 얼굴은 슬픈 강아지같이 생겼는데 살짝 술 마신 아저씨 같기도 했다. 한참을 가고 선장님께서 혹시 또 보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그 때 다 같이 해표라고 말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다시 갔을 때에도 해표는 그대로 똑같은 자리에 있어서 신기했다.

 

기지에 돌아와서 다시 배를 채우고 조금 쉰 다음에 빙하를 보러 갔다. 다산기지에서 한 활동 중에서 빙하 탐사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러 돌산을 넘어서 빙하에 도착했는데, 빙하는 땅에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고, 빙하와 땅 사이에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빙하는 상상했던 것처럼 하얗고 넓지 않았고, 많이 녹아 흙과 많이 섞여있었으며, 빙하가 녹아서 중간 중간에 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단장님께서 우리가 다시 북극에 돌아오게 되면, 그 빙하가 아마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빙하가 얼음이라서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했던 것처럼 미끄럽지 않고 표면이 꺼끌꺼끌해서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구름이 끼어있는 부분까지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같이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컨셉을 정해서 찍으니까 더 재미있게 찍었던 것 같다.

 

빙하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돌탑을 만들고 왔다. 긴 거리를 올라갔다가 내려오느라고 모두 힘이 빠진 상태여서 잘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같이 가신 서명호 강사님께서는 혼자서 굉장히 안정적인 돌탑을 쌓으셨고 우리는 마지막에 돌 몇 개만 얹고 우리가 만들었다는 듯이 돌탑 앞에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었다.

 

기지에 도착하고 네덜란드 연구원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조류를 연구하시는 분이신데, 1990년부터 거의 30년을 계속 북극에 오셨다고 들었다. 망원경으로 새들을 보여주시고 1906년부터 있었던 네덜란드 기지도 친절하게 보여주셨다. 선물로 네덜란드 신발 모형도 주시고 연구하시는 새의 깃털도 주셨다. 오늘이 다산기지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시 오고 싶다. 오늘은 어제 밤과 다르게 다산기지를 조금 더 느끼다가 잠들어야겠다.


▶ 정예원


전날 밤 7km 이상을 걷는 강행군을 마치고 눕자마자 잠이 들어 오늘 아침에는 꽤 늦게까지 잠을 잤다. 740분 정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기지에서 아침을 먹은 후, 식물화석 채집을 위해 차를 타고 필드에 나갔다. 화석을 발견하기가 꽤나 어려웠던 어제의 화석채집과 다르게, 이번에는 바닥에 깔려 있는 돌들 중 대다수에 식물 화석이 포함되어 있었다. 긴 줄기에 자잘한 잎들이 담겨있는 화석이 주로 많았고, 간혹 활엽수처럼 잎이 넓은 식물의 화석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있는 스발바르 군도가 과거에 탄광촌이었다고 했는데, 정말로 돌들 사이에서 석탄 조각을 간간히 발견할 수 있었다.

 

채집한 화석을 담은 샘플백을 손에 들고 다시 기지로 향했다. 주말에는 식당에서 평소보다 조금 늦게, 아침 대신 브런치를 제공한다고 한다. 기지에서 이미 아침을 먹었지만 먹성 좋은 다산주니어답게 식당에서도 각종 빵과 버터, 연어 등을 든든히 먹고 다음 스케줄을 위해 마린랩으로 이동했다. 기지촌 안에 위치한 마린랩은 각 국가의 연구원 분들이 모여 함께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곳이다. 마린랩 안에 들어서서 깔끔하게 정리된 거실에 앉아 있으니 여름동안 마린랩에서 일하고 계신다는 모리츠 엔지니어께서 나와 투어를 진행해 주셨다. 대표로 극지연구소에서 준비한 북극곰 인형과 작은 북극 뱃지들을 전달해 들릴 수 있었는데, 선물을 받고 굉장히 기뻐하셨다. 마린랩은 해수를 효과적으로 끌어오고 보관, 관리해 북극의 해양 연구를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건설되었다고 한다. 해수를 보관하는 다양한 시설과 온도 등을 조절하는 파이프들을 관찰할 수 있었고, 실제로 실험을 진행하는 실험실도 견학할 수 있었다. 견학이 끝난 후 짧은 인터뷰 시간을 가졌는데, 독일 출신인 모리츠 엔지니어께서는 원래는 기계공학자로 일하고 있지만 여름 동안 여유가 생겨서 잠시 북극에 와 마린랩의 활동을 보조해주고 있다고 했다. 마린랩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국가의 연구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다며, 해맑게 웃으시는 엔지니어님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기념품점에 잠깐 들린 후, 보트를 타고 빙벽을 보러 갔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보트 갑판 위에 서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눈앞에 펼쳐지는 산맥과 빙하를 구경했다. 바다 위를 날아가는 새들도 가까이 보였고, 빙벽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바다 위를 떠다니는 얼음조각들을 많이 관찰할 수 있었다. 이어서 거대한 빙벽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 속에서만 보던 병풍처럼 이어져 있는 얼음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단장님 말씀에 따르면 실제로 매년 빙벽의 크기가 눈에 띄게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보트가 빙벽 옆에 잠시 서 있는 동안에도 거대한 얼음 조각들이 빙벽에서 바다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극지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것은 항상 듣는 말이었지만, 그 광경을 실제로 보게 되니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보트가 멈춰있는 사이 보트에 달린 작은 포크레인 같은 집게발을 바다의 밑바닥까지 내려 진흙을 채집해 단장님께서 가져오신 채와 네트망으로 진흙을 걸러 필터링을 통해 작은 미생물들을 채집하고 관찰하는 과정을 배웠다.

 

빙벽을 지나쳐 보트를 타고 바다 여기저기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눈과 구름으로 덮인 산맥과 여기저기 보이는 바다를 떠다니는 빙하들, 햇빛에 비쳐 반짝이는 바닷물 모두가 정말 인상 깊었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바로 해표를 만났던 일이었다. 나는 그때 보트 반대편에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감탄하는 소리에 뛰어갔더니 해표가 눈앞에 있었다. 야생 속의, 자연 서식지에 있는 해표를 실제로 보는 것에는 동물원에서 구경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이 있었다. 해표는 고개를 돌려 우리를 멀뚱히 쳐다보면서도 얼음 위에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달관한 듯한 표정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해표를 지나쳐 꽤 멀리 갔음에도 자꾸 해표가 생각나 보트의 선장님께 해표를 다시 한 번 보러 갈 수 있겠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그렇다고 해 주셨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그곳으로 가니, 그 자리에 똑같은 자세와 똑같은 표정으로 그대로 앉아 있는 해표가 있었다. 민속적인 표현을 쓰자면 술 취한 아저씨같았는데, 얼음 위에 누워 정말 편안해 보이던 해표의 표정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보트에서 내려 바닷가에서 담수 채집을 조금 더 한 다음, 기지로 돌아와 간단한 간식을 먹은 후 빙하 탐사를 위해 출발했다. 빙하를 보러 가는 길은 정말 멀고도 험했다. 처음 빙하가 있는 지역에 도착했을 때 돌로 만들어진 높은 산들에 가려 빙하는 보이지도 않았다. 크기가 제각각인 돌들이 쌓여 만들어진 언덕과 산들이었기 때문에 언덕 하나를 넘는 데에도 정말 힘이 들었다. 언덕 여러 개를 넘자, 마침내 빙하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나 작년에 비해 빙하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마침내 빙하에 올라서 얼음 조각을 조금 떼어 관찰할 수 있었는데, 눈이 내릴 당시 얼음 결정 안에 공기층이 갇혀 빙하 조각을 귀 가까이 대면 공기방울이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빙하를 오르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산을 내려와 기지촌으로 돌아갔다.

 

늦은 저녁을 먹기 전, 이원영 박사님과 함께 조류를 연구하시고 Gruningen 대학의 교수로 계신 Maarten Loonen 교수님의 초대를 받아 네덜란드 기지를 방문할 수 있었다. 북극 제비갈매기의 깃털을 우리의 손에 하나씩 쥐어주시고 준비하신 여러 가지 사진들로 진행하고 계신 연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는데, 여러 새들의 생태와 이동주기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특히, 새들에게 부착하는 조그마한 마이크로칩을 실제로 보여주시며 하신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마이크로칩이 빛을 감지할 수 있어서 지구의 위도에 따라 밤과 낮의 길이가 다른 점을 이용하여 새들이 어디쯤 있는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연구원님의 안내에 따라 1906년에 지어진 네덜란드 기지의 내부도 견학할 수 있었다. 우리가 준비해온 선물을 드리자 정말 좋아하시며 우리에게도 네덜란드의 전통 신발 모양으로 조각되어 예쁜 무늬가 새겨진 도자기 장식품을 선물로 주셨다.

 

내일은 다산과학기지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는 북극인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 오늘까지 했던 많은 경험을 되돌아보며 아쉬움도 남지만 내일 하게 될 활동도 기대하며 잠이 든다.